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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붓다]“그동안 화엄경을 잘못 읽었다”
관리자
조회수 : 1989   |   2008-10-07


권탄준 교수, 월요포럼서 성찰적 발제 발표 “의상 해동화엄 전통 잊고 중국화엄에 매몰” 대승경전의 꽃이라고 일컬어지는 화엄경을 놓고 월요포럼에서 ‘신선한 자아비판’이 터져 나왔다. 화엄경에서 부처님이 제시해 놓은 ‘이렇게 쉬운, 그리고 이렇게 친절하고 정확한’ 보현보살의 길을 도외시하고, 화엄을 세계관을 읽는 현학적 방편이나 고고한 철학으로만 받아들였다는 반성의 목소리였다. 이 반성과 성찰의 목소리를 낸 이는 한국불교학계의 내로라하는 화엄학자 권탄준 금강대학교 불교학부 교수. 6일 저녁 운암김성숙기념사업회 회의실에서 열린 제10회 월요포럼에서 권 교수는 “한국불교학계에서 화엄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고는 있지만, 본격적인 화엄연구는 없는 것이 솔직한 현실”이라고 진단하고 “오늘 발표한 ‘화엄경과 보현행원사상’ 발제가 지나치게 간화 위주로 흘러 대중성과 생명력을 잃고 침체된 한국불교 신행에 활력 회복에 작은 변곡점이 되기를 바란다”며 말문을 열었다. 권 교수는 “불가에서 상식처럼 되어 있는, 또 화엄경에서 특히 중시되고 있는 ‘일체중생 실유불성(一切衆生 悉有佛性)’의 교리의 진정한 가치가 많은 사람들에게 실질적으로는 피부로 와 닿지 않는 것 같다”며 “모든 중생이 본래 부처라는 가르침은 불교의 본질적 가치를 천명하는 일대 선언임을 피부로 인식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스스로 깨달음을 통해 참생명을 구체화하려는 굳건한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엄경의 본질적인 내용은 심오한 세계관 확립이나 철학적 규명에 있는 것이 아니라 광대한 원행을 바탕으로 한 보살도를 실천함으로써 성불로 나아가는 주체적인 수행의 모습을 제시한 것”이라고 정의한 권 교수는 “화엄에서 서원(誓願)은 보살도뿐만 아니라 화엄경의 전체 내용을 이해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데도 지금까지 별로 주목을 받지 못해왔다”고 비판했다. 권 교수는 “철학적 규명이 화엄사상의 중심처럼 되어온 것이 현실이지만, 정작 화엄사상의 연구는 참 생명의 발현을 통해 새로운 생명을 구현하는 생명원리로서 불자들의 일상적인 삶 속에서 구체적으로 살아 움직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화엄경은 보현행을 보살도의 으뜸을 삼고 있으며, 화엄경의 교리적 주체인 ‘일즉일체 일체즉일(一卽一切 一切卽一)’은 보살도로 구체화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권 교수는 “보현의 범문(梵文)은 Samantabhadra로 ‘두루 길하고 상서롭다’는 뜻인데, 이는 불타의 덕을 찬탄하는 의미로 대비이타(大悲利他)의 대승보살의 이념과 부합되므로 화엄경이 집성되면서 ‘커다란 자비행의 실천’을 상징하는 보현보살의 이름으로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며 “바로 이 보현행을 실천하기만 하면 누구나 보현보살이 된다는 것이 화엄경의 가르침이고, 따라서 보현보살은 고유명사가 아닌 보통명사로 이해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왜 화엄연구나 해석이 보살행에 초점이 맞춰지지 않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권 교수는 “화엄을 통해 세계관 파악이나 철학적 규명에 치우치면서, 정말로 자기 자신이 주체가 되어 보살이 되려는 발원이 없었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화엄철학의 실천적 측면에 주목하지 않았던 것이 아닌가 한다”며 자신을 포함한 학계 전반의 성찰을 주문했다. 권 교수는 “보현행원은 시방세계에 편만하여 중생구제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법신여래가 이 현실세계 속에서 구체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이라고 결론지었다. 이학종기자 urubell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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